n8n, 자동화에 빠진 사람이 결국 도달하는 종착역

Make도 써보고 Zapier도 써본 사람이라면, 언젠가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월 20달러씩 내는 게 아까운데…” 또는 “월간 작동 횟수 제한이 답답하다” 또는 “내가 만든 자동화 데이터가 외부 서버에 저장되는 게 찜찜하다”. 이 셋 중 하나라도 공감이 되신다면, **n8n(엔에잇엔)**을 한번 보셔야 합니다.

저는 Zapier 2년, Make 6개월 쓰다가 작년 말에 n8n으로 갈아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는 데 한 달쯤 걸렸지만, 그 이후로는 무료로 무제한 자동화를 돌리고 있습니다.

n8n이 뭔가요

독일 회사가 만든 오픈소스 자동화 플랫폼입니다. 핵심 차이점은 “내 서버에 직접 설치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이에요.

  • Zapier, Make: 클라우드 서비스, 월 구독료 필수
  • n8n 클라우드: 월 20유로부터
  • n8n 셀프호스팅: 무료, 무제한

셀프호스팅이라는 말이 무섭게 들리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Docker(도커)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집에 굴러다니는 라즈베리파이나 저렴한 NAS에도 설치할 수 있어요. 저는 시놀로지 NAS에 도커로 설치해서 쓰고 있습니다.

왜 n8n으로 갈아탔나

1. 비용

Zapier Pro가 월 19.99달러, 연간 약 240달러. 5년 쓰면 120만 원이에요. n8n 셀프호스팅은 0원입니다. 전기료 말고는 없어요.

2. 자동화 횟수 무제한

Zapier는 월 750회라는 제한이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돌아가는 자동화가 많으면 금방 다 쓰게 돼요. n8n은 내 서버에서 돌리니까 제한이 없습니다. 제 자동화 중 하나는 10분마다 돌아가는데, 한 달에 4천 번 넘게 실행됩니다. Zapier에서는 불가능한 수치예요.

3. 개인정보 관리

모든 데이터가 내 서버 안에만 있습니다. 외부로 안 나갑니다. 업무 자동화에 회사 데이터를 쓰거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경우 이게 엄청 중요합니다.

4. 고급 기능

n8n은 JavaScript 코드를 중간에 삽입할 수 있어요. 즉 Zapier에서 못 하는 복잡한 로직도 구현 가능합니다. 반대로 코딩을 아예 안 하고도 대부분은 해결됩니다. 필요한 사람만 쓰면 되는 옵션이에요.

단점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단점도 말씀드릴게요.

1. 설치·유지보수 부담

서버를 직접 돌리는 거니까 설치하고, 업데이트하고, 백업하는 걸 내가 해야 합니다. Zapier/Make는 결제만 하면 나머지는 그쪽이 다 해주는데 n8n은 그게 안 돼요. 개발자 아닌 분들한테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벽입니다.

2. 한글 자료 부족

n8n은 유럽 쪽 사용자가 많아서 한국어 자료가 별로 없어요. 문제 해결하려면 영어 검색이 기본입니다.

3. 인터페이스가 덜 직관적

Zapier와 Make가 “일반 사용자용”이라면 n8n은 “파워 유저용”입니다. 처음 들어가면 뭘 눌러야 할지 좀 헤맵니다.

설치 방법 간단 요약

Docker를 설치한 상태에서, 터미널에 다음 명령어 한 줄이면 됩니다.

docker run -it --rm --name n8n -p 5678:5678 -v ~/.n8n:/home/node/.n8n docker.n8n.io/n8nio/n8n

그런 다음 브라우저에서 http://localhost:5678로 접속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NAS나 라즈베리파이에 설치하면 외부에서도 접속 가능합니다 (포트포워딩 필요).

서버 켜두기 부담스러우면 n8n 클라우드 플랜 쓰셔도 됩니다. 월 20유로부터 시작인데, Zapier 대비 작동 횟수가 훨씬 많습니다.

어떤 자동화를 돌리고 있나

제가 실제 n8n에서 돌리고 있는 자동화 몇 가지를 공유해드릴게요.

  • 네이버 블로그 RSS를 모니터링해서 특정 키워드가 올라오면 슬랙 알림
  • 10분마다 환율 체크해서 원-달러가 1300원 밑으로 떨어지면 텔레그램 알림
  • 이메일로 들어온 영수증 PDF 자동 OCR → 엑셀 경비 장부에 추가
  • 유튜브 새 영상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시청 기록에 추가
  • 카카오톡 나에게 메시지를 텔레그램으로 백업 (업무 폰 분리 때문에)

이런 정도는 Zapier로도 가능하지만, 실행 횟수 때문에 월 수백 번씩 돌리려면 n8n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어떤 분들께 추천하나

  • 자동화를 이미 많이 쓰고 있는 분 (Zap이 10개 넘는 분)
  • 자동화 횟수가 월 1000회 넘게 필요한 분
  • 개발 경험이 조금 있거나 배워볼 의지가 있는 분
  • 회사 데이터를 외부 서비스에 올리기 찜찜한 분
  • 구독료가 부담되는 프리랜서/소상공인

이런 분들은 Zapier나 Make 추천

  • 자동화 처음 시작하시는 분
  • 개발 지식 전혀 없고 배울 시간도 없는 분
  • 자동화 몇 개만 돌리면 되는 분 (무료 제한 안에서 해결)
  • 회사에서 결제해주는 분 (공짜인데 뭘)

n8n은 “자동화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의 도구에 가깝습니다. Zapier가 “편리한 서비스”라면, n8n은 “내가 조립하는 공구함” 같은 느낌이에요. 배우는 과정이 좀 번거롭지만, 한 번 익히고 나면 자동화의 세계가 무한히 넓어집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n8n.io에 가서 Cloud 무료 체험부터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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