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 사용 후기는 이 블로그에서 이미 다뤘죠. 저도 오랫동안 노션 유저였는데, 작년에 옵시디언(Obsidian)으로 갈아탔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내 메모를 내 컴퓨터에 저장하고, AI와 결합하고 싶어서였어요. 오늘은 옵시디언이 뭔지, 왜 AI 시대에 옵시디언이 다시 주목받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AI와 연결해서 쓰는지를 정리합니다.

옵시디언이 뭐죠
마크다운 파일 기반의 노트 앱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컴퓨터 폴더에 .md 파일들을 쫙 쌓아놓고, 그 파일들을 서로 링크로 연결해서 볼 수 있게 해주는 툴입니다.
특징을 몇 가지 꼽으면:
- 완전 무료 (팀용 유료 옵션만 따로 있음)
- 오프라인 작동 (인터넷 없어도 됨)
- 내 컴퓨터 안에 모든 게 저장됨 (클라우드 X)
- 플러그인이 1000개 넘음 (확장성 미쳤음)
- 링크 기반 연결 (위키피디아처럼 서로 연결)
노션 vs 옵시디언
| 노션 | 옵시디언 | |
|---|---|---|
| 저장 위치 | 노션 서버 | 내 컴퓨터 |
| 사용료 | 무료 한도 있음, 유료 월 10달러~ | 완전 무료 (동기화만 유료) |
| 협업 | 강력함 | 약함 |
| 오프라인 | 제한적 | 완벽 지원 |
| 속도 | 가끔 느림 | 매우 빠름 |
| AI 연동 | 노션 AI (내장, 월 10달러) | 플러그인 다양 |
| 학습 곡선 | 쉬움 | 중간 |
저는 협업용 문서는 노션, 개인 지식 관리는 옵시디언 이렇게 나눠 쓰고 있습니다. 각자 강점이 분명해요.
왜 AI 시대에 옵시디언?
핵심은 로컬 저장이라는 점 때문이에요.
제가 5년 넘게 쌓아온 메모들이 약 2천 개쯤 있습니다. 이 메모들을 AI에 다 공유하고 싶었어요. 근데 노션에 있는 걸 꺼내서 AI에 올리려면 복붙을 2천 번 해야 해요. 불가능하죠.
옵시디언은 내 컴퓨터에 .md 파일로 있으니까, 특정 폴더 전체를 통째로 AI에 넣을 수 있어요. 게다가 옵시디언에 AI 플러그인을 깔면 메모 작성하면서 바로바로 AI와 대화할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AI가 내 기존 메모들을 참고해서 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 구조가 특히 유용했던 순간은 예전 프로젝트 자료를 다시 꺼내야 할 때였습니다. 몇 년 전에 진행했던 클라이언트 작업 관련 메모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 AI에게 “이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메모 다 모아서 타임라인으로 정리해줘”라고 물으니 제가 수십 개의 메모를 일일이 뒤져서 찾아야 했던 걸 몇 초 만에 정리해줬습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어 찾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설치와 기본 세팅
1. 설치
obsidian.md에서 다운로드. 맥/윈도우/리눅스/iOS/안드로이드 다 지원.
2. 저장소(Vault) 생성
처음 켜면 “새 저장소 만들기”가 떠요. 내 컴퓨터의 아무 폴더나 지정하면 그 폴더가 옵시디언 저장소가 됩니다. 드롭박스/아이클라우드/구글드라이브 위에 만들면 기기 간 동기화도 됩니다. 저는 iCloud Drive 위에 만들어서 아이폰/맥/윈도우에서 다 쓰고 있어요.
3. 메모 작성 기본
모든 파일은 .md 파일입니다. 마크다운 문법을 조금 알아야 편하지만, 없어도 됩니다.
# 제목## 소제목[[링크]]: 이게 핵심. 다른 메모로 링크 걸기- 리스트**굵게**
핵심 플러그인 3가지
옵시디언이 진짜 강력해지는 건 플러그인 덕분입니다. 3가지만 추천드려요.
1. Dataview
내 메모들을 데이터베이스처럼 쿼리해서 보여주는 플러그인. 예를 들어 “최근 7일 동안 수정한 메모 목록”, “태그가 #공부인 메모들” 같은 걸 자동으로 목록화할 수 있어요. 노션의 데이터베이스 기능과 비슷한데 훨씬 빠릅니다.
저는 매주 리뷰 노트 상단에 Dataview 쿼리를 하나 심어뒀습니다. “이번 주에 작성하거나 수정한 메모 전체 목록”이 자동으로 표시되도록 만들어서, 한 주를 돌아볼 때 무엇을 기록했는지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한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쿼리 문법이 낯설었지만, 인터넷에 예시 코드가 많아서 그대로 복사해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용했습니다.
2. Templater
메모 템플릿 자동 삽입. 매일 쓰는 일기 템플릿, 회의록 템플릿을 한 번 만들어두면 매일 한 클릭으로 생성됩니다.
템플릿에 날짜, 요일, 어제 메모로 가는 링크까지 자동으로 채워지도록 설정해두면, 새 메모를 만들 때마다 반복적으로 입력하던 정보를 매번 손으로 칠 필요가 없어집니다. 저는 회의록 템플릿에 “참석자”, “안건”, “결정사항”, “다음 액션” 네 항목을 고정으로 넣어뒀는데, 이 구조 덕분에 회의록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3. Smart Connections (AI 플러그인)
이게 오늘 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옵시디언 저장소 전체를 AI에 학습시키고, 질문하면 내 메모들 중에서 관련된 것을 찾아서 답변해주는 플러그인.
설치 후 OpenAI API 키를 입력하면 (월 5~10달러 수준의 사용료가 따로 듭니다) 작동해요. 그러면 오른쪽 패널에서 AI랑 대화할 수 있는데, AI가 답변할 때 내 관련 메모 링크를 같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제가 “내가 작년에 마케팅 책에서 배운 핵심 개념 3가지가 뭐였더라?”라고 물으면, AI가 제 메모 저장소를 뒤져서 관련된 메모 5~6개를 참고해 답변합니다. 진짜 “나만의 세컨드 브레인”이 되는 거예요.
API 키 발급이 막막하게 느껴지실 수 있는데, OpenAI 홈페이지에서 계정을 만들고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몇 분 안에 발급됩니다. 다만 API 사용료는 후불 방식이라, 처음 쓰실 때는 월 사용 한도를 미리 설정해두시길 권합니다. 저도 초반에 한도를 안 걸어뒀다가 예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온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월 10달러 한도를 고정으로 걸어두고 씁니다.
써보면서 느낀 점
몇 달 써보면서 확실히 알게 된 건, 옵시디언과 AI 조합은 “설치하자마자 편해지는” 도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플러그인 세팅, 메모 정리 습관, API 키 발급까지 초반에 손이 많이 갑니다. 하지만 그 초기 비용을 넘기고 나면, 메모가 쌓일수록 오히려 더 유용해지는 몇 안 되는 도구 중 하나라고 느꼈습니다.
좋은 점
- 잊고 있던 메모가 살아남: 5년 전에 쓴 메모가 지금 필요한 순간에 AI가 소환해줌
- 메모 연결 발견: 예전에 쓴 메모 A와 오늘 쓴 메모 B가 연관됐다는 걸 AI가 알려줌
- 내 생각을 내가 물어봄: “작년의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했지?”라고 물어보면 알려줌
- 검색 퀄리티: 일반 검색이 키워드 기반이라면, AI는 “비슷한 주제”를 찾아냄
아쉬운 점
- 학습 곡선: 노션보다 복잡함. 플러그인 세팅에 하루 이상 필요
- 모바일 경험: 데스크톱만큼은 아님
- 협업 약함: 팀과 같이 쓰기엔 부적합
- API 비용: Smart Connections는 매달 5~10달러 정도 나감
누구한테 맞을까
이런 분께 추천
- 메모를 오래, 많이 쓰는 분
- 내 생각을 구조화하는 걸 좋아하는 분
- 개인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리기 꺼리는 분
- “세컨드 브레인”이나 “제텔카스텐” 개념에 관심 있는 분
- 커스터마이징 좋아하는 분
비추천
- 메모를 자주 안 쓰는 분 (오버스펙)
- 팀 협업이 메인인 분 (노션이 나음)
- 세팅에 시간 쓰기 싫은 분
옵시디언 + AI의 미래
개인적으로 옵시디언이 AI 시대의 가장 이상적인 개인 지식 관리 도구라고 생각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 내 데이터가 내 손에 있음
- AI는 내 데이터를 자기 것처럼 참고함
- 둘 다 로컬/오픈소스라 통제 가능함
ChatGPT에 내 지난 5년 메모를 올리긴 부담되죠. 근데 옵시디언은 로컬이니까 안심하고 AI에 물어볼 수 있어요.
앞으로 AI 기술이 더 발전할수록, 이런 개인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해질 거라고 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편리하긴 하지만, 결국 내 생각과 기록이 어딘가 다른 회사의 서버에 쌓이는 구조라는 걸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옵시디언처럼 로컬 우선 구조를 가진 도구가 AI와 결합되면, 편리함과 데이터 주권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조합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Smart Connections 없이도 옵시디언에서 AI를 쓸 수 있나요?
네, Smart Connections 외에도 다양한 AI 관련 플러그인이 있습니다. 다만 이 플러그인의 강점은 내 메모 저장소 전체를 참고해서 답변한다는 점이라, 단순히 AI 챗봇 기능만 원하신다면 더 가벼운 대안 플러그인을 찾아보셔도 됩니다.
Q. API 키 없이 무료로 AI 기능을 쓸 방법은 없나요?
일부 AI 플러그인은 무료 로컬 AI 모델과 연동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합니다. 다만 로컬 모델은 컴퓨터 사양에 따라 속도와 답변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저는 처음엔 유료 API로 경험해보고 이후에 로컬 모델로 대체할지 판단해보시길 권합니다.
Q. 노션에서 옵시디언으로 메모를 옮기는 게 번거롭지 않나요?
노션은 마크다운 형식으로 내보내기 기능을 제공해서, 전체 워크스페이스를 한 번에 내보낸 뒤 옵시디언 저장소 폴더에 넣으면 대부분의 텍스트 내용은 옮겨집니다. 다만 노션의 데이터베이스나 특수 블록은 옮기는 과정에서 서식이 깨질 수 있어, 중요한 문서는 옮긴 후 한 번씩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Q. 메모가 몇백 개 정도 안 되는데도 옵시디언 AI 연동이 의미가 있을까요?
메모량이 적다면 효과가 상대적으로 덜 체감될 수 있습니다. AI 검색의 진가는 사람이 직접 다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메모가 쌓였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메모가 아직 적으시다면 우선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부터 들이시고, 나중에 양이 늘었을 때 AI 플러그인을 도입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Q. 회사 업무 관련 메모도 옵시디언 AI에 함께 넣어도 괜찮을까요?
일반적인 업무 메모는 크게 문제없지만, 회사 기밀이나 고객 개인정보가 담긴 내용이라면 외부 API로 전송되는 Smart Connections 같은 플러그인에 넣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민감한 내용은 별도 저장소로 분리하거나, 로컬에서만 동작하는 AI 모델을 쓰는 방식을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Q. 옵시디언 저장소가 실수로 삭제되거나 손상되면 어떡하나요?
모든 메모가 일반 텍스트 파일(.md)로 저장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외장하드나 다른 클라우드에 폴더 전체를 백업해두면 안전합니다. 저는 iCloud Drive 동기화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전체 폴더를 압축해서 별도로 백업해두는 습관을 들였는데, 파일 형식이 단순한 텍스트라 복구도 어렵지 않다는 게 큰 안심이 됐습니다.
Q. 다른 AI 메모 도구(노션 AI 등)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가장 큰 차이는 내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AI가 그 데이터에 얼마나 깊이 접근할 수 있느냐입니다. 노션 AI는 노션 서버에 저장된 문서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옵시디언은 로컬에 있는 방대한 양의 메모를 통째로 AI가 참고하게 만들 수 있어서, 수천 개 단위로 메모가 쌓인 경우 검색과 회상 능력에서 체감 차이가 컸습니다.
메모를 꾸준히 써왔는데 “내가 예전에 뭘 생각했는지 찾기 힘들어” 하시는 분들한테 특히 추천합니다. 제 경우엔 옵시디언 + AI 조합으로 과거의 제 생각들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아요. 이게 정말 귀한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