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서울 한복판에서 인수봉을 축소해놓은 듯한 암장을 만날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은 본격적인 등반을 위해 멀리 떠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관악산 자락에 숨겨진 자운암장은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는 곳입니다. 20~30분의 어프로치로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5.10부터 12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루트를 갖춘 이 암장은 과연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관악산 자운암장 어프로치,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자운암장으로 가는 길, 많은 이들이 ’20~30분’이라는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필자의 경우 초행길이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숨을 고르며 천천히 오르다 보니 30~40분 정도는 족히 소요되었습니다. 관악산 자락 안에 위치한 덕분에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실제 체감 시간은 더 길게 느껴는지 모르겠습니다.
어프로치 난이도가 약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평탄한 산책로가 아니라 경사가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여유 있게 시간을 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땀 흘리며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도 쏠쏠합니다. 암장 입구에 도착하면 인수봉을 축소해놓은 듯한 형태의 바위벽이 반겨주는데, 그 순간 어프로치의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집니다.
자운암장의 또 다른 특징은 하루 대부분이 응달이라는 점입니다. 해가 들어오는 시간은 오후 4시쯤 잠깐뿐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여름철에는 천국 같은 조건이지만, 가을이나 초겨울에는 꽤 쌀쌀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튜버 타고님도 장마철에 가려다 미루다가 찬바람 부는 날 방문했다고 하죠. 처음에는 추워서 몸이 안 풀렸지만, 운동하다 보니 금방 풀렸다고 합니다. 역시 클라이밍바보들의 열정은 날씨를 이깁니다.
개척산악회에서 관리하는 이 암장은 사이트가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이 공간을 대해야 하는지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개척하신 분들의 애착심이 남다른 곳이기에, 항상 깨끗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겨울철 믹스등반 연습 시 바일을 제대로 찍지 못해 홀드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바위를 소중히 다루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직접 겪어본 바로는, 볼트나 행거 상태를 항상 확인하는 습관이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위치 | 관악산 자락 |
| 어프로치 시간 | 20~40분 (개인차 있음) |
| 일조량 | 오후 4시경 잠깐 |
| 특징 | 바람 많음, 사이트 정돈 |
| 추천 시즌 | 여름철 |
“개척산악회에서 상시로 관리하는 암장이기에 어느 정도 믿음이 갑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볼트와 행거 상태는 매번 체크해야 합니다.”
자운암장 루트난이도, 5.10부터 12까지 총망라
과연 자운암장에서는 어떤 루트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암장의 가장 큰 매력은 난이도가 5.10부터 12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한 암장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무브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죠. 어떤 루트는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어떤 루트는 위에서만 짧고 굵게 크럭스를 줍니다. 윗부분에 테라스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빌레이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루트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너랑나랑(10a/11b)’ 루트입니다. 이름부터 재미있지 않나요? 직상하면 11b, 왼쪽 크랙을 잡고 가면 10b입니다. 두 명이 함께 와서 각자 다른 난이도로 도전할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테라스에서 크랙을 잡고 올라가는 11b 구간이 크럭스인데, 오른발을 잘 찍고 팔을 뻗어야 클립하기 용이합니다. 물론 몸풀이 단계에서 굳이 모험하고 싶지 않다면 10b 루트를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판단입니다.
‘동행1(10c)’ 루트는 슬랩의 진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스타트 부분 오버를 넘어가는 건 홀드가 좋은 편이지만, 넘어와서 슬랩부로 들어가는 게 진짜 크럭스입니다. 조그만 흑점에 의지해서 일어나야 하는데, 이게 멘탈을 바삭하게 만듭니다. 완등할 때는 왼팔로 바위를 안고 살짝 일어나야 해서 약간 무섭기도 합니다.
‘시원(11d)’ 루트는 어떨까요? 11d 난이도지만 테라스까지는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테라스에서 일직선으로 멋지게 뻗은 크랙을 타고 올라가는 구간이 바로 난이도를 결정합니다. 손이 잘 들어갈 듯 말 듯, 손가락만 간신히 들어가는 크랙입니다. 손재밍을 몇 번 해보면 뭔가 걸리긴 하는데, 이 감각을 찾는 게 관건입니다. 매우 재미있는 루트니까 꼭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15년(11a)’과 ‘닐리리맘보(10c)’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5년 루트 역시 테라스까지는 난이도가 없지만, 슬로프 홀드에서 힘이 빠지기 쉽습니다. 온사이트를 노렸다가 실패한 경험담도 있을 정도기 때문입니다. 닐리리맘보는 밸런스를 요구하는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은근히 손 좋은 크랙 홀드들이 주변에 많아서 부담 없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영원한 시간(11a)’ 루트는 스타트가 크럭스입니다. 작년에 텐션 받고 올라갔던 기억 때문에 까먹었다가 두 번째 퀵까지 걸어놓고 겨우 올라간 케이스도 있었죠.

여름등반 하기 좋은 자운암장 주의사항
그렇다면 이 모든 루트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아는 길도 오랜만에 가면 잘 안 되는 법입니다. 바위가 무뎌지거나 깨지면 앗차 하는 순간 추락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생각보다 산모기가 많으니 모기 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해가 늦게 든다는 점이 시원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매우 추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계절별로 체감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운암장은 서울권 클라이밍 인구들에게 사랑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어프로치가 적당하고, 루트 구성이 다양하며, 그레이드도 폭넓게 분포되어 있으니까요. 중형 규모의 암장이지만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다만 개척산악회의 헌신적인 관리가 없었다면 이런 등반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항상 깨끗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 바위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여름암장으로는 정말 대추천할 만한 곳이니, 시즌에는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필자 역시 자운암장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이곳이 단순한 암장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볼트 하나, 행거 하나에도 관리자의 마음이 담겨 있고, 우리는 그 마음을 존중하며 등반을 즐겨야 합니다. 서울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보물 같은 암장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안전하게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자운암장은 초보자도 갈 수 있나요?
A. 5.10부터 시작하는 루트가 있어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춘 클라이머에게 적합합니다. 초보자라면 실내암장에서 충분히 연습한 후 방문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Q. 자운암장 어프로치 시 준비물은 무엇인가요?
A. 기본 등반 장비 외에도 여름철에는 모기 퇴치제, 충분한 물, 간식을 챙기세요. 해가 늦게 들어 추울 수 있으니 여벌 옷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Q. 자운암장은 언제 가는 게 가장 좋나요?
A. 하루 대부분 응달이라 여름철이 가장 쾌적합니다. 가을이나 겨울에는 오후 4시경 햇빛이 잠깐 들어올 때를 노려 방문하면 좋습니다.
Q. 자운암장 루트 중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무엇인가요?
A. ‘시원(11d)’ 루트의 크랙 구간과 ‘동행1(10c)’의 슬랩 구간이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각자의 실력에 맞는 루트를 선택해 도전해보세요.
Q. 자운암장 관리는 누가 하나요?
A. 개척산악회에서 상시 관리하고 있습니다. 볼트와 행거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안전 확인은 필수입니다.
[출처] 산이사는내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