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밍은 스포츠 클라이밍과 트래드 클라이밍으로 나뉩니다. 1970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 둘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확보물의 차이로 명확히 구분됩니다. 트래드 클라이밍은 등반가 스스로가 판단하여 확보물을 설치해야 하기에 높은 수준의 기술과 경험, 그리고 강한 멘탈이 요구됩니다. 본 글에서는 트래드 클라이밍의 핵심 요소인 확보물 설치 방법, 째밍 기술의 종류와 원리, 그리고 등반 문화와 에티켓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겠습니다.
트래드 클라이밍 확보물 설치의 핵심 원리
트래드 클라이밍과 스포츠 클라이밍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확보물에 있습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볼팅이 되어 있어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트래드 클라이밍은 등반가가 직접 확보물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판단력의 문제입니다.
확보물은 크게 유동확보물과 고정확보물로 나뉩니다. 유동확보물에는 캠과 너트가 가장 많이 사용되며, 힘을 받는 방향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정확보물은 볼트를 의미합니다. 해외 등반가들은 캠을 두 세트씩 들고 다니는데 이를 더블 랙(double rack)이라고 부릅니다.
캠은 1978년도에 처음 개발된 Friend를 시작으로 능동적인 방식(Active)으로 작동하는 확보물입니다. 추락 시 캠이 회전을 시작하며 확보물의 사이즈가 변화합니다. 캠 설치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로브 수축 시의 내각입니다. 로브의 내각이 좁을수록 인장강도는 강해지며, 내각이 90도 이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좁으면 나중에 회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특히 소형 캠의 경우 가동범위가 작기에 90도보다 더 작은 각을 이루도록 설치해야 합니다. 큰 캠은 추락 시 크게 펼쳐지지만, 소형 캠은 펴지는 정도가 작기에 톡 빠져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핵센트릭과 너트는 쐐기 형식의 장비(Wedge)로 수동적인 방식(Passive)으로 작동합니다. 사이즈가 고정되어 있지만, 핵센트릭의 경우 액티브와 패시브 방식 둘 다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힘을 받으면 와이어가 달린 쪽으로 핵센트릭이 회전하며 액티브하게 작용하여 걸리는 사이즈가 변화합니다. 빅 브로는 1번부터 5번 사이즈가 있으며 침니 등의 큰 크랙에서 사용됩니다. 사이즈가 조절되기에 액티브한 장비에 속하며, 설치 후에 너트를 잠궈서 확보합니다.
확보물 설치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지퍼 현상입니다. 확보자가 밖으로 나와서 빌레이를 보다가 등반자가 추락하는 경우, 처음 설치한 캠이 회전하며 빠져버리고 줄이 당겨지며 나머지 캠도 같이 빠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 지점에서 아래쪽 캠 하나는 위를 바라보게, 위쪽 캠은 아래를 향하게 설치해야 합니다. 슬링을 걸고 프루지크 매듭 후 하프히치로 묶은 뒤 슬링에 퀵드로우를 거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선 크랙에 캠을 설치하고 추락할 시 모서리에 로프가 쓸려서 절단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로프가 크랙에 쓸리지 않도록 슬링 등으로 잘 빼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프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현상(Rope Drag)으로 인해 캠이 움직일 수 있으며(Cam Walking), 캠이 크랙 깊이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확보물 설치는 크랙 등반 실력보다 더욱 뛰어나야 합니다. 설치 방법을 100%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며, 크랙을 보고 한 번에 사이즈가 맞는 캠을 설치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책임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트래드 클라이밍에서는 믿을 것이 오직 자기 자신뿐이므로, 확보물 설치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반복 훈련이 필수적입니다.
째밍 기술의 종류와 실전 적용 방법
째밍은 크랙 등반의 핵심 기술입니다. 크랙의 사이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테크닉도 매우 다양합니다. 째밍의 기본 원리는 ‘벌리는 힘’입니다. 크랙 안에 무언가를 꽉 채운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크랙은 사이즈에 따라 핑거크랙, 핸드크랙, 피스트 크랙, Off Width 크랙, 침니 크랙으로 분류됩니다. 침니 크랙은 몸이 들어가는 크랙이며, 몸이 꽉 끼면 Squeeze 크랙, 점점 넓어지면 Wide Chimney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는 신체 사이즈로 정의하지만, 미국은 캠의 호수를 기준으로 1호 크랙, 2호 크랙 등으로 더 구체적으로 표현합니다.
핸드 째밍(Hand Jamming)은 아주 쉽게 배우고 오를 수 있는 테크닉입니다. 이 기술을 쓸 수 있는 크랙은 그레이드도 후하며 최고 난이도가 5.12대입니다. 핸드 째밍에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핸드 오버 핸드(Hand over Hand)는 손을 교차하며 올라가는 방식으로 속도가 빠릅니다. 둘째, 스위밍 테크닉(Swimming Technique)은 손이 쫓아가는 째밍으로 스태미너를 아낄 수 있습니다. 윗손은 Thumb Down, 아래 손은 Thumb Up 동작을 취하며, Thumb Down 손은 힘을 아끼고 올라가며 일하는 손을 계속 바꿔주는 테크닉입니다. 당기는 힘은 아래 손에 실리며, 손목은 안으로 꺾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째밍 힘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썸 업(Thumb Up)은 벌리는 힘이고, 썸 다운(Thumb Down)은 캐밍(Camming) 작용으로 관절을 꺾으며 크랙을 꽉 채워줍니다. 손날이 돌아가는 느낌을 알아야 하며, 수직 크랙에서는 팔꿈치와 무릎이 크랙 선상에 놓여야 합니다. 쐐기 작용, 즉 손가락이나 손목을 건다든지 하는 행위는 아주 효율적입니다.
핑거크랙은 0.3호부터 0.7호가 핑거크랙의 범주에 들며, 어려운 동작으로 손가락에 무리를 주기도 합니다. 두 손가락이 캠 작용하며 서로 미는 듯한 힘의 원리로, 손가락에 힘을 잔뜩 주는 게 아니라 크랙 공간을 ‘채운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검지와 중지를 주로 사용하며, Thumb Stacking, Ring Lock, Thumb Cams 등의 기술이 있습니다. Thumb Cams는 손가락이 간신히 걸리면 엄지는 밀고 손가락은 당기는 식으로 째밍하는 기술입니다.
레이백은 짝힘을 이용하는 기술로 밀고 당기는 힘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빠른 속도로 등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힘을 지속적으로 써야 하고 어떤 힘이 하나만 터져도 추락하며, 크랙 안에 확보물을 설치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기술을 선택해야 합니다.
씬 핸드 크랙(Thin Hand Crack)은 손이 다 들어가지 않는 크랙으로, Finger Bar 기술을 사용합니다. 피스트 크랙(Fist Crack)은 손을 오므리는 정도로만 variation이 가능하며, 스위밍 테크닉을 쓸 때는 주먹을 회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스태킹(Stacking)과 Butterfly 기술도 있는데, Butterfly는 손을 X자로 만들어 당기는 기술로 많은 경험과 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상체와 하체를 번갈아 고정시키며 오르며, 하체 고정은 Knee Lock으로 합니다. 크랙에 무릎을 넣고 발을 밖으로 빼서 다리를 틀어주는 기술입니다.
침니(Chimney)는 등과 무릎을 쓰는 기술로, 손은 아래로 밀며 일어납니다. Back & Knee, Back & Foot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발 쓰는 테크닉도 중요한데, 크랙과 발날이 평행되도록 넣고 무릎을 크랙 선상에 놓이도록 돌립니다. 발을 될 수 있는 한 깊이 쑤셔 넣어야 하며, 발끝도 안 들어가는 크랙은 발날로 스미어링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넓은 크랙에서는 새끼를 먼저 딛고, 발 중간 아치 부분을 모서리에 넣고 째밍합니다. Heel & Toe 째밍과 Foot Stacking도 유용한 기술입니다. Foot Stacking은 양 발을 T자로 째밍하는 기술로, 발의 아치 부분을 다른 발로 눌러주는 방식입니다.
째밍을 할 때는 레이백보다 째밍으로 가는 것이 확보물 치기가 아주 쉬워집니다.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붙으면 그 루트는 진행이 안 되어 다른 이들이 등반할 기회를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트래드 클라이밍 등반 전에 기술에 대한 개념을 숙지하고, 비슷한 환경에서 동작들을 연습해서 몸에 익히는 것이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습득의 차원을 넘어, 자신과 동료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위입니다.
트래드 클라이밍의 등반 문화와 에티켓
트래드 클라이밍에서는 멘탈도 매우 중요합니다. 트래드 클라이밍은 80%가 멘탈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많은 경험과 학습으로 멘탈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크랙은 그레이드 표현 범위가 더욱 넓습니다. 미국은 위험 그레이드를 붙이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R/X는 추락하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 있는 난이도를 의미합니다. 영국은 절대 볼트를 치지 않는 문화가 있으며, Gia 바위의 경우 등반자가 추락하면 빌레이어는 뒤로 뛰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등반 문화와 트래드 클라이밍의 위기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해외의 경우 타퀴즈락의 ‘오픈북’은 고정 확보물이 없으며 확보점도 없습니다. 선배들이 개척한 길들을 초등의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등반지가 훼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