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이란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글을 작성하다보니 문득 나에 경험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실제 내가 겪었던 부상에 대한 기억을가지고 글을 작성해 보고자 합니다. 다른 클라이밍을 즐기는 사람들과의 비슷한 경험 사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첫 부상의 기억
처음 클라이밍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부상이라는 건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심하면 되지 뭐”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벽을 오르던 어느 날, 작은 홀드를 잡으려다 손가락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 순간의 통증과 당황스러움은 지금도 생생합니다.며칠간 부어오른 손가락을 보며 처음으로 깨달았죠. 클라이밍은 생각보다 훨씬 더 몸에 무리를 주는 운동이라는 것을요.
왜 클라이머들은 다치는 걸까
클라이밍장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테이핑을 감은 손가락, 보호대를 찬 팔꿈치, 발목을 절뚝이는 클라이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까지 하면서 운동을 할까?” 싶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됩니다.한계를 넘어서려는 순간, 한 단계 더 어려운 루트에 도전하는 그 짜릿함이 때로는 몸의 신호를 무시하게 만들거든요. “딱 한 번만 더”, “이번엔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무리하다가 결국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부상, 손가락 힘줄
클라이밍에서 가장 흔한 부상은 단연 손가락 관련 부상입니다. 특히 A2 풀리(pulley) 손상은 클라이머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죠. 작은 크림프 홀드를 잡을 때 손가락에 과도한 힘이 집중되면서 힘줄을 감싸고 있는 활차가 손상되는 겁니다.
저도 한번 경험해봤지만, 이게 정말 답답한 게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홀드를 잡을 때마다 통증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완전히 회복되려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벽을 오르지 못하는 게 육체적 고통보다 더 힘들더라고요.
어깨와 팔꿈치도 방심할 수 없다
손가락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부위가 어깨입니다.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먼 홀드를 잡으려다 어깨에 무리가 가거나, 오버행 루트를 오르면서 어깨 회전근개가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선배는 어깨 부상으로 6개월 넘게 재활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때 무리하지 말걸” 하는 후회가 담긴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팔꿈치 통증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흔히 ‘클라이머 엘보우’라고 부르는 테니스 엘보우(외측 상과염)는 반복적인 잡기 동작으로 팔꿈치 바깥쪽에 염증이 생기는 건데, 한번 생기면 정말 끈질기게 따라다닙니다.
발목 염좌, 순간의 방심이 부른 결과
내려올 때 방심하다가 발을 헛디뎌 발목을 삐끗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정도야 뭐” 하고 넘겼다가 다음 날 발목이 풍선처럼 부어서 깜짝 놀랐죠.
클라이밍은 오를 때만 집중하면 되는 게 아니라 내려올 때도 신경 써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특히 볼더링에서 뛰어내릴 때 착지 자세가 중요한데,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심코 뛰어내렸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예방이 답이다
여러 번의 크고 작은 부상을 겪으면서 깨달은 건, 결국 예방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충분한 워밍업, 적절한 스트레칭,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요즘은 클라이밍 전에 손가락 스트레칭을 꼭 하고, 테이핑도 미리 합니다.
예전엔 “아직 괜찮은데”라며 무리했다면, 이제는 몸에서 신호가 오면 과감히 쉬는 편입니다. 하루 쉬는 게 한 달 쉬는 것보다 낫다는 말, 부상 당해보면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함께 안전하게 즐기기
클라이밍장에서 만난 동료들과 서로의 상태를 물어보고, “오늘은 무리하지 말자”고 격려하는 문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놓치기 쉬운 무리한 동작을 옆에서 지켜보던 누군가가 알려줄 수도 있으니까요. 스포츠 클라이밍은 정말 매력적인 운동입니다. 하지만 그 매력에 빠져 몸의 한계를 무시한다면, 결국 오랫동안 사랑하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오늘도 클라이밍 장으로 향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겸손하게 벽을 대하려 합니다.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벽을 오르고 싶으니까요